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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전무 전승자들의 구술 기록과 복원 과정 – 기억 속 춤사위로 되살린 역사
    국가문화재 2025. 8. 20. 08:15

    승전무는 전쟁에서 승리를 기념하고 군사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의식무로 궁중과 군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근대 이후 군사 제도의 변화와 전통 예술의 쇠퇴로 인해 승전무는 한때 역사 속에서 자취를 감출 뻔했습니다. 이 소중한 무형문화재가 오늘날 다시 무대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전승자들의 기억과 구술 기록, 그리고 세심한 복원 작업 덕분입니다.

    승전무 전승자들은 몸과 마음에 새겨진 춤사위와 장단, 의식 절차를 기억해 후대에 전하고 복원 작업에 참여해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려 노력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승전무가 사라질 위기에서 다시 살아나기까지의 전승자 구술 기록과 복원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전승자의 의미와 역할

    승전무 전승자는 단순한 무용수가 아닙니다. 전승자는 춤의 동작뿐 아니라 장단, 복식, 의식 절차, 악기 사용법까지 모두 알고 있는 산증인입니다.

    전승자의 몸동작 하나하나에는 수십 년의 훈련과 경험이 담겨 있으며 이 기억은 어떤 문헌보다도 생생한 역사 자료가 됩니다.
    전승자는 공연뿐 아니라 전수 교육을 통해 후배들에게 승전무의 정신과 예법을 가르칩니다. 이를 통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전통의 가치와 의미까지 함께 전해집니다.

     

    구술 기록의 수집 과정

     

    승전무 복원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는 전승자의 구술 기록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전승자와 수차례 면담을 진행해 춤사위의 순서, 장단의 변화, 의식 진행 방식, 복식 착용법 등을 세세하게 기록했습니다.
    이때 연구자들은 단순한 말뿐 아니라 전승자가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동작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또한 전승자가 기억하는 북소리나 관악기의 음색, 박자의 강약 등을 음향 장비로 채록해 원형에 최대한 가깝게 재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복원 과정에서의 어려움

    승전무 복원 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일부 전승자는 고령으로 인해 오래된 기억이 희미해졌고 전해진 기록도 단편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과거에 사용된 악기나 복식 소재가 단종된 경우도 있어 당시의 재질과 색감을 찾는 데 어려움이 컸습니다.
    특히 승전무의 원형을 완전히 재현하려면 궁중 의식의 전반적인 맥락과 군례 절차까지 복원해야 했기 때문에 단순한 무용 재현을 넘어 역사·군사·음악·복식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두 협력해야 했습니다.

     

    원형 보존을 위한 세부 작업

     

    복원가와 전승자들은 춤사위의 미세한 각도, 발걸음의 간격, 장단의 길이까지 철저하게 비교·검증했습니다. 구술 기록을 기반으로 하되 조선시대 의궤(儀軌)와 궁중 그림 자료를 참고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전승자가 이 부분에서 깃발을 한 번 크게 돌린다고 증언하면 복원팀은 다른 전승자의 기억, 문헌 기록, 궁중 그림 속 모습과 대조해 최종 동작을 확정했습니다. 이러한 교차 검증 과정을 거쳐야만 왜곡 없는 복원이 가능했습니다.

     

    승전무 기억과 비교 검증

     

    복식과 악기의 재현

     

    전승자의 기억 속 복식과 악기를 현실로 되살리는 작업도 중요한 복원 단계였습니다.

    복식 제작자는 전승자의 설명과 옛 문헌, 유물 자료를 바탕으로 색상, 문양, 재질을 맞췄습니다. 북, 징, 태평소 등 악기 역시 당시의 울림을 최대한 재현하기 위해 전통 방식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인의 손길이 필요했으며 일부 복식과 악기는 여러 번 시제품을 제작해 전승자가 직접 착용·연주해 본 뒤 최종본을 확정했습니다.

     

    무대 재현과 검증

     

    복원된 승전무는 먼저 비공개 리허설 무대를 통해 전승자와 연구자,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함께 검증했습니다.

    동작의 정확성, 장단의 일치, 복식의 적합성, 의식 절차의 완결성 등을 모두 점검했습니다. 이후 공개 공연에서 전승자는 무대 중앙에 서서 후배 무용수들과 함께 복원된 승전무를 시연했습니다.

    관객에게 선보이는 순간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역사 속 장면을 오늘에 옮겨온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전승과 교육 시스템

     

    복원된 승전무는 단발성 공연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승자들은 문화재청과 함께 전수 교육관을 운영하며 후계자를 양성했습니다. 교육 과정에서는 동작뿐 아니라 복식 착용법, 악기 연주법, 의식의 의미까지 모두 전수했습니다. 이러한 체계적인 교육 덕분에 승전무는 단절의 위기를 넘어서 꾸준히 전승되고 있습니다.

     

    전승자의 증언이 가진 가치

    전승자의 구술 기록은 단순한 복원 자료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애와 시대의 증언이기도 합니다. 전승자는 자신의 스승에게서 배운 방식, 당대의 궁중 분위기, 무대에 섰을 때의 감정 등을 이야기하며 무형문화재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증언은 학문적으로는 귀중한 사료가 되고 문화적으로는 후대가 전통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결론

     

    승전무가 오늘날 무형문화재로서 무대에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승자들의 기억과 구술 기록,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복원 과정이 있었습니다.

    전승자는 춤사위와 장단, 복식과 의식을 몸에 새긴 산역사였으며 그들의 증언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였습니다. 복원 작업은 단순한 예술 재현이 아니라 역사 복원의 한 형태였고 이를 통해 우리는 조선시대의 군례와 궁중문화를 살아 있는 형태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전승자의 경험과 복원 기록이 꾸준히 이어진다면 승전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 쉬며 후대에 전해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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