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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와 함께 팔리던 군것질거리 – 문방구 앞의 달콤한 시간문방구와 추억의 물건 2025. 10. 21. 17:41
문방구 앞의 오후, 행복은 100원짜리 동전 하나로 시작되었다. 학교 종이 울리고, 친구들과 함께 운동장을 달려 나가던 오후.
그때 우리 발걸음이 향한 곳은 언제나 하나였다.그곳은 바로 문방구이다.
지금의 문구점보다 훨씬 작고 어두웠지만, 그곳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이 들어 있었다.문방구 앞 유리 진열장 속엔 초코파이와 함께 팔리던 군것질거리들이 빼곡히 쌓여 있었다. 하얀 포장지, 빨간 스티커, 낡은 캔디통, 그리고 종이로 감싼 젤리까지. 그 작은 공간 안엔 아이들의 웃음과 설렘, 그리고 달콤한 냄새가 가득했다.
초코파이 – 문방구 간식의 왕이자 친구의 상징
문방구 간식의 주인공은 단연 초코파이였다. 당시 초코파이는 단순한 과자가 아니었다. 그건 작은 사치이자, 친구에게 주는 선물의 상징이었다.
친구 생일날, 용돈을 털어 초코파이를 두 개 사서 하나 너 먹어 하고 건네던 그 순간의 따뜻함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 한켠을 포근하게 덮어준다. 포장지를 벗기면 코끝에 닿는 초콜릿 향, 손끝에 묻던 부드러운 크림 냄새, 그리고 입안에 퍼지던 달콤함까지 그건 배를 채우는 간식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행복 그 자체였다.
문방구의 달콤한 라인업 – 색과 향으로 가득한 군것질 세상
초코파이 옆에는 늘 다채로운 색깔의 군것질거리들이 자리했다. 그 풍경은 마치 작은 사탕나라 같았다.
젤리와 캔디: 투명한 병 속에서 반짝이던 알록달록한 구슬사탕들. 혀끝에 닿을 때마다 터지는 달콤함은 짧지만 강렬했다.
껌과 풍선껌: 문방구 주인 아저씨가 고무줄로 묶어 걸어두던 껌 묶음들. 친구와 나눠 먹고, 누가 더 큰 풍선을 불 수 있나 겨루던 기억.
초코볼과 땅콩과자: 초코파이와 함께 사면 꼭 디저트처럼 곁들여 먹던 조합. 손에 묻은 초콜릿을 닦지도 않고 웃던 그 시절의 천진난만함.
불량식품이라 불리던 스낵류: 빨간 가루가 손가락에 묻고, 입술이 시뻘겋게 물들어도 그게 재미였다.
문방구의 간식대는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쁨을 주는 공간이었다. 그 중 무엇을 고를까 고민하는 30초의 시간은 어쩌면 그 시절 우리가 처음으로 경험한 소비의 즐거움이었다.
초코파이 하나로 피어난 우정의 기억
문방구 앞 벤치에 앉아 초코파이를 나눠 먹던 친구가 있었다. 하나는 내 것, 하나는 네 것.
그 단순한 나눔 속에는 어린 시절의 우정의 상징이 담겨 있었다.때로는 마지막 한입을 두고 장난을 치기도 했다.
반만 줘.
야, 네가 어제도 반 먹었잖아.결국 한입 크기로 나누어 먹던 그 순간, 그건 작은 싸움이 아니라 가장 순수한 나눔의 시간이었다.
그때의 초코파이는 단지 과자가 아니었다. 서로를 믿고 웃을 수 있었던, 우정의 온도를 알려주는 매개체였다.
음료와 함께한 완벽한 조합 – 여름의 문방구 풍경
여름이 되면 문방구 냉장고에는 얼음처럼 차가운 음료수와 아이스바가 함께 자리했다.
초코파이를 먹고 나면 목이 막혀서, 항상 오렌지맛 음료나 쿨음료를 함께 샀다.
그 두 가지가 어우러질 때의 조합은 그 어떤 디저트보다 완벽했다.문방구 앞 의자에 앉아, 얼음이 녹는 소리를 들으며 초코파이를 먹던 그 여름 오후. 그 시간은 느리게 흘렀고, 세상은 조금 더 평화로웠다.
포장지와 스티커, 그리고 문방구의 마법
군것질거리와 함께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바로 포장지와 사은품 문화였다.
초코파이 상자에 붙은 스티커를 모으거나, 껌 포장 안에 들어 있는 종이 인형을 교환하던 기억. 그건 단순한 보너스가 아니라 놀이의 일부였다.
문방구 주인 아주머니는 아이들이 오면 서비스로 하나 더 줄게 하며 손에 사탕을 쥐여주곤 했다. 그 작은 사탕 하나가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세상은 단순했고, 그 안의 기쁨은 더 깊었다.
지금은 사라진 문방구 간식의 풍경
시간이 흘러, 이제는 문방구 대신 편의점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선반은 더 깔끔하고 제품은 훨씬 다양하지만 그때 그 정감 있는 어수선함과 사람 냄새는 더 이상 찾기 어렵다.
문방구 주인의 미소, 손때 묻은 진열대, 그리고 100원짜리 동전을 손에 꼭 쥐고 고민하던 아이의 모습.
이제는 그 모든 것이 추억 속 장면이 되었지만, 우리 마음 속에서는 여전히 생생하다.
초코파이의 의미, 그리고 사라지지 않은 온기
초코파이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그때의 초코파이는 지금과는 조금 달랐다. 지금은 포장 속에 들어 있지만 그 시절의 초코파이는 사람 사이의 온기를 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건네던 초코파이 한 개, 문방구 앞에서 친구와 나눠 먹던 그 웃음소리, 그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정과 나눔이 오갔던 시대의 상징이었다.
마무리 – 달콤했던 시절, 사라지지 않는 기억
문방구 앞의 간식대는 단순한 진열장이 아니었다. 그건 우리의 어린 시절, 그리고 마음속의 따뜻한 한 장면이었다.
초코파이를 비롯한 군것질거리들은 우리에게 작은 행복과 소소한 나눔의 가치를 가르쳐 주었다. 그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감정이자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그리운 인간적인 풍경이다.
오늘날 우리는 그 시절의 문방구를 찾아볼 수 없지만, 가끔 달콤한 과자를 한입 베어 물면 그때 그 향기와 웃음이 다시 피어오른다.
어쩌면 진짜 행복은 그 시절 문방구 앞에서 100원짜리 동전을 손에 쥐고 초코파이 하나를 고르던 그 순간에 이미 완성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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