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식품이라 불렸던 행복의 맛 – 문방구의 달콤한 추억

문방구 앞에는 늘 금지된 향기가 흘렀다.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이 모여들던 곳, 그리고 그곳에는 늘 불량식품이라 불리던 작고 달콤한 행복들이 있었다.

엄마는 늘 그런 거 먹지 마, 몸에 안 좋아!라고 했지만 우리는 몰래 용돈 100원을 손에 쥐고 문방구로 달려갔다.
그 한 입의 달콤함이 하루의 피로를 모두 잊게 만들었고 그때의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은 미식가였다.

 

불량식품이라는 이름의 아이러니

사실 불량식품이라는 단어는 참 아이러니하다. 그 시절의 불량식품은 불량하지 않았다.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솔직하고 순수한 맛이었다.

색소가 강하고 포장지가 허술했을 뿐 그 안에는 단맛, 짠맛, 신맛, 그리고 아이들의 웃음이 들어 있었다.
불량이라는 이름 뒤에는 당시 어른들이 몰랐던 아이들만의 작은 낙원이 숨어 있었다.

 

 

문방구의 주인공들, 불량식품의 종류

그 시절 문방구 진열대에는 온갖 불량식품이 줄지어 있었다.

• 쫀드기 : 불에 살짝 구워 먹으면 고소한 향이 퍼지던 국민 간식.
• 달고나 : 국자에 설탕과 베이킹소다를 올려 만든, 어린이들의 실험 요리.
• 아폴로 : 빨대로 짜먹던 알록달록한 젤리.
• 포도껌 : 세 개만 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인공 포도향.
• 색소젤리 : 투명 플라스틱 포장 속에 들어 있던 형형색색의 신비한 젤리.
• 별사탕과 분홍 사탕 : 혀끝이 까매질 때까지 먹던 단맛의 결정체.

지금 기준으로 보면 위생적이지 않다거나 건강에 좋지 않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그 시절 그 맛은 하루를 반짝이게 만드는 마법의 간식이었다.

 

 

불량식품이 선사한 작은 자유

불량식품을 먹는다는 건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하나의 모험이었다.
학교에서는 금지됐고, 부모님도 탐탁지 않아 했지만 우리는 그 금단의 맛을 즐길 줄 알았다.

문방구 앞 골목에 모여
“오늘은 뭘 먹을까?” 하며 100원짜리 동전을 손가락 사이에 굴리던 기억.
그 동전 하나로 하루의 행복을 살 수 있었다.
불량식품은 아이들만의 작은 자유의 상징이었다.

 

 

친구들과의 공모, 웃음이 피어났던 시간

불량식품은 혼자 먹는 게 아니었다.
“한 입만!”, “이건 내 거!” 하며 나눠 먹던 순간들.
누가 더 멀리 풍선을 불 수 있는지 껌으로 대결하고 쫀드기를 누가 더 길게 늘릴 수 있는지 내기하던 그 시간.

그때의 문방구는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우정이 피어나던 놀이터였다.
거기서 우리는 나눔과 친구라는 단어를 배웠다.

 

 

불량식품의 사라짐, 그리고 마음의 공허함

시간이 흘러 문방구가 사라지고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생겼다. 깨끗하고 세련된 포장지 속에 들어 있는 간식들은 많아졌지만, 그 시절의 온기는 사라졌다.

이제는 불량식품 세트라는 이름으로 복고상품이 팔리지만 그때 그 문방구 앞의 냄새, 손에 묻던 설탕가루의 감촉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건 단순히 맛이 아니라 우리의 시간과 감정이 깃든 풍경이기 때문이다.

 

 

불량식품이 남긴 교훈

불량식품이 가르쳐준 건 단순한 단맛이 아니었다. 그건 삶의 여유와 느림, 그리고 공유의 행복이었다.
조금은 투박하고 서툴렀지만 그 안에는 진짜 행복이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더 건강하고 안전한 과자를 먹지만 그만큼 마음의 여유는 줄어든 듯하다.
당시의 불량식품은 비록 불량했을지 몰라도 그 안엔 사랑, 우정, 그리고 어린 시절의 순수함이 들어 있었다.

 

 

마무리하며

불량식품이라 불렸던 그 간식들은 어쩌면 우리 인생의 첫 번째 행복의 레시피였다.
달고, 짜고, 끈적하고, 그리고 따뜻했다.
그 맛이 우리를 웃게 했고 그 기억이 지금의 우리를 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세상은 변하고, 규칙은 많아졌지만 행복의 본질은 여전히 단순하다.
작은 동전 하나, 친구의 웃음, 그리고 한입의 달콤함. 그게 바로 불량식품이 가르쳐준 진짜 행복의 맛이었다.